영국에 있는 오래된 건물을 보면, 창문이 없는 이상한 형태의 건물을 볼 수 있다. 창문이 있어야 할 자리에 창문을 없애고 벽돌로 채워 놓은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뭔가 이상하고 답답한 느낌을 자아낸다.
“1699년 영국 윌리엄 3세의 창문세”
영국에 창문이 없는 건물이 있는 이유는 과거 영국에 있었던 창문세 때문이다.
1688년 명예혁명으로 인해 국왕의 자리에 오른 “윌리엄 3세”는 잦은 전쟁으로 인해 많은 군자금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정확한 소득이 집계되지 않았고, 공개도 되지 않았던 시기였기에 누가 부자인지 정확히 알아내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윌리엄 3세 이전에는 벽난로의 유무를 가지고 세금을 매기는 “난로세”가 있었다. 이 경우에는 “집집마다 집에 들어가서, 벽난로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했기에 시행하기도 힘들었고, 누군가는 이런 난로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 난로를 내다 버리는 일도 종종 생겼다.
윌리엄 3세는, 다른 방식으로 세금을 매기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난로세를 폐지하고, 새롭게 창문세를 도입했다. 부유하고 잘 사는 집일수록 집이 클 것이고, 큰 집에는 당연히 많은 창문이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생각이다.
창문세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 되었다. 창문의 개수가 6개 이하이면 세금을 면제하고, 7~9개는 2실링, 10~19개는 4실링, 20개 이상은 8실링으로 세금을 내도록 했다. 집안을 일일이 살펴야 확인할 수 있는 난로보다는 집 밖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창문”을 세액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이 수월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창문이 없는 건물을 만들어 낸 창문세”
창문세가 신설된 후, 납세자들의 생각은 극단적으로 변했다.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 창문을 없애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래서 건물은 크지만 창문이 없는 이상한 건물이 탄생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창문이 없는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햇볕을 제대로 쬐지 못했기에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고, 우울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문세는 150년간 지속되었고, 1851년 주택세가 생기면서 폐지가 되었다.
“프랑스에도 있었던 창문세”
프랑스 역시도 창문세가 있었다. 필립 4세가 집권하던 14세기와 100년 전쟁 기간인 1337년에서 1453년 사이에 부과되었다. 또한 1789년 프랑스혁명 이후에도 다시 귀족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 재등장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에는 과세 기준이 영국과 달랐다. 창문의 개수에 따라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창문의 폭에 따라서 세금을 매기도록 했다. 부유한 사람들은 큰 집에 살 것이고, 창문틀이 넓은 집에서 살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왔다.
프랑스의 납세자들 역시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는데, 이들은 창문의 폭을 줄이는 선택을 한다. 창문의 폭을 좁히고, 세로로 길쭉한 창문을 설치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길쭉한 프랑스식 창문이 탄생하게 되었다.
